6월에... 완결이 난 썰입니다.... 밑의 글은 전혀 상관이 없으며 패러렐같은.. 느낌으루다가... 봐주시면....
"……."
"……."
이게 무슨 분위기지. 안즈의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헤매며 데굴데굴 굴렀다. 그건 맞은편의 남자도 마찬가지인 듯,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애꿎은 물컵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물론 그런 어른들의 사정 따윈 모르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는 어색한 공기는 느껴지지도 않는 듯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 좋니…… 선생님은…… 어색해 죽겠어……
"저기, 죄송합니다, 선생님. 얘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떼쓰는 애는 아닌데 오늘따라……"
"아, 아뇨, 저야말로…… 불편하실텐데 괜히……"
와, 진짜 어색해. 안즈가 어색함이 듬뿍 담긴 미소를 짓자 맞은편의 남자도 머쓱하게 웃었다. 원래는 좀 더, 뭐랄까. 사교성이 탁월한 분이었던 것 같은데. 선생님 앞이라서 그런 걸까? 안즈가 물컵을 잡고 물을 마시며 눈 앞의 남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일의 발단은 별 것 없었다. 안즈는 그저 퇴근길에 배가 고팠고, 평소라면 집에 가서 차려먹었겠지만 왠지 오늘은 식당 밥을 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같이 먹을 사람은 없었기에 혼자서도 민망하지 않을 적당한 식당을 골라 들어왔을 뿐이었다. 정말 그 뿐이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이렇다.
"있죠 있죠 선생님, 우리 아빠 스테이크 엄청 잘 잘라요. 맨날 제 것도 잘라줘요. 한 입에 다 먹을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도 스테이크가 먹고 싶었어?"
"으응! 근데 이렇게 선생님까지 만났으니까 너무너무 좋아요. 아빠도 좋지?!"
아. 저 노골적으로 당황한 표정. 안즈가 민망하게 웃자 남자, 안즈의 반인 원아의 아버지는 큼큼 헛기침을 뱉었다. 가만히 앉아있기만 할 뿐인데도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볼 정도로, 그리고 그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잘생긴 사람이었다. 처음 봤을 때도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러고 앉아있는 사이 스쳐간 시선들로 줄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런 유전자를 받고 태어났으니 딸아이도 유치원에서 인기만점인 것이 당연하다. 분명 성함이 사쿠마 레이였었지. 연예인이라고 해도 믿을 듯 했다.
'학부형이 아니었다면 조금 넘어갔을지도.'
물론 저렇게 요염하게 잘생긴 것보단 귀여운 게 취향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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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선생님이다! 선생님! 선생님!"
그렇다. 선생님을 발견해 방방 뛰던 아이가 어차피 선생님은 혼자니까 우리랑 같이 앉아서 먹자고 고집을 부린 것이 이 어색한 공기의 원인이었다. 이 동네 사는 건가? 어떻게 이렇게 마주칠 수가 있지. 레이가 바쁜 탓에 유치원에 딸을 데리러 간 것도 굉장히 간만이었고, 외식도 엄청나게 간만이었는데 말이다.
'미치겠구만……'
아직 지난번의 선생님이 엄마였으면 좋겠다던 아이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던 참이었기에 더욱 당황스럽고 민망했다. 이쪽이 민망해하니 저쪽도 민망해하는 게 당연하다. 당황한 듯 어색한 몸짓의 연속을 보며 레이는 자신이 속으로 한숨을 오백 번은 쉬었다고 생각했다. 엄마는 무슨 엄마? 꼬실 마음도 없지만 마음이 있다고 해도 이런 꼴사나운 목석같은 모습에 넘어올 여자는 없을 터다. 얼굴로 해결 볼 수 있는 사람 같지도 않은데.-얼굴은 자신있었다-무언가 말을 해보려고 해도 괜히 입이 다물어졌다. 아무리 봐도 괜찮은 여자였으니까 더 그랬다.
"선생님, 선생님. 있죠, 저번에 꽃 접은 거 집에 예쁘게 붙여놨어요! 다 외워서 몇개 더 접었어요. 아빠가 도와줬어요."
"그랬어? 다음엔 뭐가 좋을까? 아이디어 좀 내줄래?"
"와아~!"
레이의 시선이 어느새 아이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안즈에게 꽂혔다. 이렇게 사석에서 봐도 아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생님이다. 상냥하고, 웃는 얼굴이 빛나고, 아이를 아낌없이 사랑해 주는 것이 느껴졌다. 딸아이가 왜 선생님을 그토록 독차지하고 싶어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만.
'앞으로 창창할 사람인데. 유치원생의 막무가내 하나로 젊고 예쁜 인생을 망칠 순 없는 노릇 아니겠어.'
음식이 나왔는지 테이블로 다가오는 종업원이 보였다. 그냥 가정방문 같은 거라고 생각하자. 맑은 얼굴을 되새기지 않으려 노력하며 레이는 물컵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