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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님 썰 일부분 가져와서 쓴 글입니당
썰은 이쪽 타래(개 짱 임) ☞☞☞☞ https://twitter.com/rose_tofu_/status/937702545128005633
"돌아가는 게 맞잖아요."
"……."
"전 같이 못 가요."
레이는 잠시 숨을 들이쉰 뒤 뱉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게 바로 이런 거겠지. 이럴 줄 예상했기에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았고, 돌아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모두 생각나 버린 것이다. 자신이 뭘 하며 먹고 사는 사람인지, 어떤 위치인지, 이곳에서 이 조그만 여자와 함께 살기 직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 모두 다. 하나도 빠짐없이. 레이가 이를 악물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바로, 선을 긋고. 이 여자는.
"그럼 아가씨는 행복한가?"
"……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왜 안 중요해? 이 몸을 보내고 아가씨는 잘 살 수 있겠냐고 묻고 있는 건데 말이네. 나는 그렇지 않은데, 안즈는 내가 없어도 언제나처럼 웃으면서 살 수 있을 거라고?"
"……."
안즈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레이를 올려다보았다. 화를 내고 있는 얼굴이 낯설었다. 항상 상냥하게 웃어주던 사람이었는데, 이런 얼굴도 할 줄 알았구나. 아니, 이 쪽이 본 모습이겠지. 그동안 자신이 본 레이는 진짜 레이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내가 사랑한 사람도 사쿠마 레이였는데, 지금 눈앞에서 낯선 표정과 말투로 화내는 사람도 사쿠마 레이란다. 안즈의 고개가 힘없이 돌아갔다.
"레이 씨가…… 쥐고 있어야 하는 건 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목숨줄이잖아요. 우두머리라는 건 그런 자리인 건데…… 욕심 부리고 싶지 않아요. 부릴 수도 없고요. 그런 거 저한테는 너무……"
벅차서.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린 안즈를 바라보던 레이가 하, 짧은 숨을 내뱉더니 곧 제 머리를 헝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몰려오는 배신감에 눈을 감았다 떠봤지만 안즈는 여전히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이 작은 아가씨는 그저 말려든 것 뿐이라고, 그런 것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서로 사랑하지 않았는가. 어떻게 이렇게 금방 보내줄 생각을 하는지. 그렇게, 수줍어하며 예쁘게 웃어줬으면서. 어떻게.
"……그러니까 이거…… 돌려줄게요. 처음부터 저라는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살아요. 원래 레이 씨의 자리로 돌아가서…… 다치지 말고, 어디 낯선곳에서 쓰러지지도 말고, 안전하게…… 아니, 이건 무리이려나…… 그치만, 그렇게 살아요. 내 걱정은 하지 말구요."
"너……!"
안즈가 왼손 약지에 끼고 있던 가느다란 반지를 빼서 내밀자 레이는 폭발하고 말았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네가 어떻게. 너무 감정이 북받쳐 제대로 화도 못 낸 채로 이만 꾹 물고 있자 안즈가 반지를 놓은 손바닥을 한번 흔들었다. 여전히 시선은, 피한 채다.
"그동안의 시간까지 다 부정하겠다는 건가?"
"아니에요. 하지만 레이 씨는…… 여기 묶여있으면 안 되니까요."
"그딴 말이 어디 있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렇게 말해봤자 설득력이 있을 리가 없는데. 그럼에도 레이는 화가 났다. 안즈가 사랑했던 사쿠마 레이가 온전한 사쿠마 레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절망만 남고 있었다.
레이의 손이 안즈의 양 어깨를 잡았다. 드디어 안즈의 시선이 레이에게 닿았다.
"이래서 기억을 되찾고 싶지 않았던 거야. 똑바로 봐, 안즈. 나는 네가 알던 사쿠마 레이 그대로고,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어. 달라질 것도 없고. 알아듣나?"
"아뇨."
울고 있는 게 훤히 보이는데도 단호하게 날아드는 대답에, 레이는 저도 모르게 안즈의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이 고집불통 아가씨는, 정말로 고집이 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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