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황이라고 추앙되는 레이와 평범한 소녀였던 안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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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황이라고 추앙되는 레이와 평범한 소녀였던 안즈의 이야기
황제는 죽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세월이 지나도 늙지를 않는대. 우리 엄마, 할아버지 때부터 계속 같은 왕인데도. 아이들은 수군거렸고, 어른들 역시 몇십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황제를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추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불사황제가 있는 나라는 항상 풍요로웠고, 조용했으며, 평화로웠다. 그 누구도 황제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십 년 만에 처음 치뤄진 그 황제의 결혼식은, 다시 없을 축제날이었다고, 그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아, 황비님이야!"
"황비님, 안녕하세요!"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던 아이들이 사박사박 울리는 발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단아하게 차려 입은 여인이 살풋 웃으며 서 있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예요? 반짝이는 눈으로 달려와 그렇게 물으며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오밀조밀한 손들에 황비, 안즈는 잘 지냈냐며 가만가만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응, 오늘은─ 어떤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야."
"사랑?"
"아직 너희에게는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황제의 정식적인 첫 아내인 안즈는 평민 출신이었다. 두루두루 살필 줄 아는 인덕 덕분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고, 신분차를 이기고 결혼한 후에도 거만하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 모든 백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저렇게 예쁜 아가씨이니까, 황제가 탐을 낸 거야. 그럴 수밖에 없고 말고. 성대한 결혼식 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이야기는 거의 같은 이야기였다. 저렇게 꽃 같이 고운 아가씨를 데려간 황제는 아주 복을 받았다고.
"……모두 두렵다고 피한 사람은 사실 아주 외로운 사람이었어. 소녀는 그게 보였던 거야."
"그 애는 무섭지 않았대요?"
"전혀. 사실 먼저 사랑에 빠진 건 소녀였거든."
겁도 없이 성에 가까이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황제는, 너무 외로운 눈동자를 하고 있었기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오랜 시간을 살고, 스스로를 잊고 대의만 생각하며 살다 보면, 사사로운 감정은 잊어버리게 되는 법인데. 그렇게 말하며 쓸쓸하게 웃던 황제는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었다.
"어떻게요?"
"글쎄?"
이 뒤는 숙제로 내 줄까? 상냥하게 웃는 미소에 아이들은 에─ 볼멘소리를 내뱉었지만 안즈는 여전히 말없이 미소짓기만 했다. 그리고 곧 그 미소는 어떤 것을 느끼고 더욱 깊어졌다.
"궁금하면 힌트를 줄꼬?"
"헉."
황제폐하야! 갑자기 안즈의 뒤로 나타난 황제의 모습에 아이들은 편하게 늘어져 있던 몸을 후다닥 일으켜 허리를 숙였다. 안즈는 평민 출신에, 자주 놀아주러 성 밖으로 나오니까 익숙했지만 황제는 여전히 아이들에게는 너무 높고 큰 상대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곤란하게 변하는 황제의 얼굴에 안즈는 후후 웃었다.
"얘들아, 이제 가 봐야겠다."
"으응……."
"내일도 올 테니까. 응?"
아이들의 머리를 쓸어주고 황제의 옆으로 간 황비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내일 보자, 얘들아. 이야기는 내일 마저. 아이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황제와 나란히 걸어가는 황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황제폐하는 너무 어렵고, 두렵고, 무서운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황비님과 얼굴을 맞대고 도란도란 대화하며 걸어가는 그 모습은 아이들이 느끼던 막연한 두려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랑을 하면 저렇게 되는 걸까?"
그들이 너무 상냥하고 단란해 보여서, 아이들은 잠시 그 모습을 멍하게 지켜봤다.
"그래서, 답은 뭐일 것 같아요?"
안즈는 레이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체온이 낮은 손에 따뜻한 기운이 닿았다. 언제나 생소하지만 언제나 기분이 좋은 그 느낌에, 레이는 안즈의 눈을 마주보았다.
"사랑하는 데에 이유가 있나?"
"어머나."
잊지 않으셨어요. 이 나라를 사랑하시잖아요.
안즈가 조용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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