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던가. 연락이 줄어들고, 성의 없는 대답이 돌아오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만나지 않으려고 드는 건 상대의 마음이 떠난 거고, 이별로 향하는 도중인 거라고.
"……누구 맘대로."
하지만, 누구 마음대로?
레이는 오늘도 묵묵부답으로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안즈의 연락이 드문드문해진 지 벌써 이 주 째였다. 처음 하루는 바쁜가보다 생각했고, 다음날 역시 아직 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지 않았거니 생각했다. 그 다음날엔 레이가 전화를 걸었고, 전화를 받은 안즈가 바쁘다며 난처한 기색을 띠어서 이해하며 끊었다. 물론 그 뒤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지만, 바쁘니까. 섭섭했지만 휴대폰을 보지도 못할 정도로 바쁜 거라고 생각하며 생각을 접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더 지나갔지만 안즈는 여전히 먼저 연락을 해오지 않았고, 레이의 연락에도 짤막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 주가 흘렀다. 안즈는 오늘도 연락이 없었다.
'권태기가 온 것 같아요.'
하필 또 이럴 때 우연히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 연애 관련 질문글이 떠오른다. 물론 전혀 도움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레이의 미간이 구겨졌다. 웃기지 말라지. 누가 권태기라고. 그렇게 되뇌고 있는 도중에도 울리지 않는 휴대폰은 레이의 신경을 긁었다. 대체 왜? 스스로 반문해 보아도 뚜렷한 답이 떠오를 리가 없었다.
'남친이랑 헤어지고 싶어요.'
제발 좀 머릿속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 그런 글들은 대체 언제 본 건지, 갑자기 떠오른 잊고 있던 기억의 파편들은 레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얼굴을 맞댄 지가 좀 오래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사이에 다른 남자라도 생겼을 리가. 이렇게 잘난 남자를 만나고 있는데, 다른 남자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텐데.
"……."
혼자 생각을 정리하던 레이는 그대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겉옷을 입으며 현관으로 향했다. 혼자 이런저런 추측을 하며 스트레스 받는 것보단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제일이다. 그게 서로간의 오해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니까. 쓸데없는 상상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하면 화가 날 것 같았다. 안즈가 저와 헤어지고 싶어한다? 그런 전제를 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불쾌하게 뛰었다. 그딴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사쿠마 레이는, 잡은 먹이는 놓치지 않는 주의였다. 작은 아가씨가 도망갈 틈 따위는 만들지도, 만들어 주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 레이가 할 일은 하나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