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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님이 써준 2편 http://linsuae.tistory.com/45
▼ 혹시 모르시는 분은 없을거같지만 누르면 열리는 형태입니다..... ▼
"그래서, 너 왜 자꾸 오는데? 겁 상실했어?"
"신기하잖아요."
"난 너 안 신기하고 안 반갑거든."
"별로 반가워해달라고 오는 거 아니니까 상관없어요. 애초에 이 숲이 그쪽 거도 아니잖아요."
겁 상실한 꼬맹이…….
내거 맞으면 어쩔 건데. 이즈미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바람이 유독 많이 불던 밤 마주쳤던 이 꼬맹이는 어째선지 그 이후 겁도 없이 뻔질나게 숲을 드나들고 있었다. 숲은 꽤 넓고 깊었지만 안전상의 문제와 그 밖의 이유들로 마을 아이들이 노는 구간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요괴와 인간의 교류가 끊긴 이후로 숲 깊은 곳에 사는 이즈미는 인간과 마주칠 일이 적었다. 사실 그 전에도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부류였기 때문에 그에게 안즈는 썩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당돌한 아가씨는 첫날엔 홀린 듯이 넋을 잃고 쳐다보더니, 다음 날 다시 와서는 흘깃대며 탐색하고, 그걸 못 본 척 내버려뒀더니 또 그 다음 날에는 이즈미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확신했는지 아예 몇 시간 동안 눌러앉아 있다 인사까지 하고 귀가했다. 대체 무슨 정신인지.
"다른 요괴였으면 먹혔을지도 모른다고, 너."
"사람 안 먹잖아요? 그럼 됐어요. 전 편하게 있을 곳이 필요하니까."
"하아? 여기가 너네 집인지? 미안하지만 난 네가 여기 있으면 불편하거든?"
"솔직히 집보다 편한 것 같아요. 조용히 있어주셔서."
"……."
도대체 어떤 정신머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이즈미는 순간 차라리 시끄럽게 굴어서 쫓아내버릴까도 생각했으나 시끄럽게 구는 건 적성도 아니고 자신도 싫어했으므로 얌전히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자신은 거의 나무 위에 올라가 있고, 안즈는 나무둥치에 앉아 얌전히 할 일을 할 뿐이니 실제적으로 엄청나게 방해가 되거나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론 말도 별로 없는 녀석이다. 입을 열면 어디로 튈지 몰라서 그렇지. 거기까지 결론을 내고 있자니 안즈가 일어서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아, 그래~ 얼른얼른 가버려. 아주 겁도 없고 깡만 많아."
"뱀 씨도 얼굴은 예쁜데 성격은 별로예요. 홀리다가도 입만 열면 산통이 깨질 성격이야."
"아주 그냥 입만 열면 못하는 말도 없고?"
"원래 그런 성격이랍니다."
안즈는 싱긋 웃으며 나무 위를 올려다봤다. 다리를 꼬고 거만하게 기대고 앉아서 이쪽엔 시선도 주지 않지만 이젠 은근히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알았다.
처음 만난 그 날, 이 요괴는 자존심은 높을지언정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요괴라는 것을 확신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갔던 것은 그저 충동이었지만 만났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던 요괴를 발견하고 내심 반가웠던 것 같다. 툴툴대긴 하지만 모질게 쫓아내지 않고 자신이 계속 오게 용인해주는 것도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또 올 테니까요, 심술부리지 말고 있어주세요. 남자가 너무 심술부리면 인기 없어요, 뱀 씨."
"인간한테 인기 있어지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역시 돌아오는 성격 나쁜 발언은 가볍게 흘려듣고 안즈는 가방을 제대로 메곤 운동화 코를 바닥에 몇 번 톡톡 두드렸다. 집에 가면 저녁밥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머릿속으로 할 일 정리를 마친 후 발길을 떼는 순간,
"세나 이즈미."
"?"
홀연히 들려오는 목소리의 근원지를 돌아보니 표정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귀걸이가 서로 부딪히며 짤랑거리는 모습만 보였다. 요괴의 목소리보다 더 자주 듣는 맑고 고운 소리가 익숙하게 울려 퍼진다. 주인과는 아주 다르다는 생각을 몇 번 하게 만들었던 소리다.
"뱀이 아니고, 아니, 맞긴 하지만, 세나 이즈미라고! 가만히 듣자하니 계속 뱀 씨, 뱀 씨! 동물 취급하지 말아줄래?!"
"아니, 안 알려 줬잖아요?!"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
이즈미가 고개를 휙 돌려 안즈를 노려봤다. 짤랑, 또 귀걸이의 소리가 울렸다. 진짜 저 성격 나쁜 사람, 아니, 요괴한테는 안 어울리는 소리다. 안즈는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래요, 세나 씨. 전 갑니다! 저도 꼬맹이 아니고, 너도 아니고, 안즈라고 하거든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심술궂은 요괴 씨!
* * *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제일 얌전했던 주제에 깡은 셌던, 안즈라는 녀석이라는 거."
안즈가 떠난 자리에 주인만큼 조용하게 찍힌 발자국을 눈으로 더듬던 이즈미는 손을 뻗어 결계를 만들었다. 이러면,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다.
흙바닥에 양 방향으로 깔끔하게 찍힌 조용한 발자국 이외에, 허락하는 발자국은 없었다.
착한 일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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