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즈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셔?
딱, 그렇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리즈와 이웃사촌으로, 소꿉친구로 알고 지낸 지 꽤 오래 됐지만-그야말로 유치원 다닐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중학교 졸업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도 루디아는 리즈의 아버지를 뵌 적이 없었다. 딱히 리즈가 가정사라던가 아버지에 관한 얘기를 비밀로 하려던 것도 아니었고, 루디아가 관심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버님과는 마주칠 일이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타이밍이 항상 어긋났다. 시골에서 잘 올라오시지도 않는다는 것 같지만, 어쩌다 올라오시는 날에는 꼭 루디아가 부재중이었으니까.
평소 리즈의 모습이라던가, 가끔 마주친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 아버님도 반듯하고 우직하시겠지, 혼자 조용히 상상해 본 것이 전부였으려나.
- 글쎄. 닮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리즈가 해 준 대답은 그게 전부였고, 그거야 당연하잖아, 부모자식간인데. 하며 눈을 흘기면서도 루디아는 더 물어보지 않았었다.
더 물어봐도 이 과묵한 오빠에게서 제대로 된 대답은 돌아올 것 같지 않고, 그냥 언젠가 뵐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을 뿐.
"……."
"……."
물론 그 날이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지만.
"……리즈 녀석이 여자를 들였던가?"
"…아, 아뇨!!! 아니요!!!!"
그저 평소처럼 리즈가 돌아오기 전에 청소나 해 두려고.. 그래, 그러려고 리즈가 항상 같은 곳에 놔두는 예비 열쇠를 들고 문을 열었고, 들어왔는데...
집 안에는 웬 처음 보는 건장한 남자가 있었고, 곧 눈이 마주치자마자 루디아는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게 잠시간 멍하니 서있던 루디아는 곧 이어지는 위험천만한 발언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필사적으로 부정해야만 했다. 안 돼, 벌써 안 좋게 낙인찍힐 순 없어!
"그… 저기, 혹시, 리즈.. 아니, 리즈 오빠네 아버님… 이세요?"
"…그렇다만 아가씨는… 아, 혹시 그 아가씨인가? 루디아라는?"
"…절 아세요? 아, 리즈가 얘기했나요?"
"뭐, 그렇지."
그렇게 말이 많은 부자는 아니라서, 그저 옆집 산다는 것 뿐이 모르지만. 덧붙여진 말에 루디아는 잠시간 부풀었던 마음을 얌전히 접었다.
그럼 그렇지. 무슨 내 얘길 얼마나 했겠어. 괜시리 서운해지지만 리즈니까, 하고 자기 위안을 하며 다시 찬찬히 리즈의 아버지라는 분을 살펴보았다.
얘기가 끝났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루디아가 낯선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인지 마주쳤을 때의 모습 그대로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닮았나?'
닮았다는 얘기 많이 듣는다고 했었는데.
루디아는 찬찬히, 그러나 실례가 되지 않게 몰래몰래-사실 다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눈만 굴려서 살펴보았다. 머리색은 닮은 것 같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리즈와 외모 면에서는 비슷한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꼽자면 머리색과 얼굴형 정도만 닮았을지도.
전체적인 외모는 돌아가셨다던 어머니를 많이 닮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완전 똑같아.'
닮았다고 하기에는 어색한 외모로 왜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리즈와 특유의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루디아는 그렇게 느꼈다.
아마 리즈네 고향 사람들도 그렇게 느낀 것 아니었을까 이해될 정도로. 누가 두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부자(父子)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쩜 저렇게 똑같냐 싶을 정도로 닮아 있다.
"아가씨, 계속 서서 내 눈치 보지 말고 할 일 있으면 해요. 리즈 녀석이 폐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군."
정말, 똑같아!
-
[진짜 닮았더라.]
조별 모임이 늦게 끝나 본의 아니게 늦어진 귀가길, 리즈는 루디아에게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앞뒤 내용도 없고 정말 뜬금없이 '닮았더라' 라는 말만 써 있는 문자에 슬쩍 인상을 찌푸리며 답을 보내려던 리즈의 손놀림은 다시 울리는 착신음에 막혀 버렸다.
[생긴 건 어머니를 닮았다고, 아버님이 그러시던데. 어머님이 미인이셨나 봐. 분위기는 진짜 아버님이랑 똑같던데. 리즈도 나이 먹으면 그렇게 멋진 중년이 되는 걸까?]
두번째 문자의 내용에 들어있는 '어머님'과 '아버님'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리즈는 잠시간 생각을 가다듬었다.
아버지가 오셨었구나. 그리고 루디아랑 마주쳤고? 문득 언젠가 루디아가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 하던 것이 생각나 슬며시 입꼬리를 늘인다. 그렇게 보고싶어하는 눈을 하고 있더니, 결국 만났잖아.
리즈는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답문자를 보냈다.
[아버지 만났어?]
[응, 완전 멋지셨어. 리즈 나이들어도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아.]
[까분다.]
동경하는 아버지와 닮았다는 얘기는, 리즈로서는 매우 자주 듣는 얘기였고 들을 때마다 새롭게 마음속에 각인되는 얘기였지만 왠지 감회가 새롭다. 인정받은 기분이랄지, 친동생같이 아끼는 소중한 꼬마 아가씨에게서 들어서일까.
'나이 들어도 걱정 안해도 될 것 같다니, 짜식. 꼬맹이가 내 와이프라도 된 것처럼 얘기하네.'
오늘따라 괜히 머쓱하기도 한 것 같다.
-
ㅠㅠ........ 흐지부지한 끝!!! 왜냐면 엔딩은 항상 내기가 어렵거든요!!!!!!!1
아 안쓰려다가 너무................ 보고싶어져서 그냥 질러버렸는데 아 완전....... 보고싶던걸 1도 못본 느낌....
취지는 루디아와 리즈의 아버지가 마주치는 것이었지만........... 음 그냥 흐지부지하군요
아마 아버지의 저 말 뒤에 루디아가 붙임성 있게 대해서 잘 대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알아서들 상상해 주세요..
개인적으로 리즈는 어머니 외모를 닮았다는 걸 밀고 있어서 ^-^)> 왜 보통 아들은 엄마를 닮는다고 하잖아요.
어머니가 엄청 미인이라서 리즈 어릴 때 외모가 여자애같이 예쁘장했다는거 좋아요.. 동네의 자랑 미소년.. 근데 본인은 상남자고..
그리고 커가면서 전체적인 선은 아버지랑 닮아가는거야.. 남자답게.. 아버지는 잘생기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좀 거친 남자 느낌이면 좋겠어요~~ 어차피 리즈 외모 보면 부모님 다 미남미녀겠죠 뭐..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버지 손에 키워졌으니 분위기가 아버지랑 똑같지 않을까요? 그니까 외모는 안닮았는데 분위기가 똑같아서 아 부자지간이구나 라고 알아보는거면....좋겠다....
연성을 하랬더니 썰을 풀고 앉아있는 수애린(2n세, 여자)
ㅋㅋㅋ그냥 썰로 풀걸 제길
아 맞다 이 글에서 루디아는 졸업 앞둔 중3이고 리즈는 대학생이에요~ 몇살인진... 나도몰라... 리즈도 졸업직전 아닐까..(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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