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퀘박스로 받은 집사au(???) 입니다!
완전 취향 범ㅁ벅을 시켜놨군요 죄송합니다 제 취향이고 리퀘 넣어주신 분의 취향은 아닐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이런 내용이었던가........?(.....)
아..아무튼... 제...제가 막 중세.. 이런거는 잘 몰라서 못써가지구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는지는...
그래도 리퀘 넣어주셔서 감사해요! 근데 제가 잘 썼는지는 모르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분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안즈는 오늘도 어김없이 자신을 훑는 시선들에 힘껏 정색하며 차가운 아가씨를 연기하려 애썼다. 아, 저 아가씨. 별난 아가씨잖아요. 주위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척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곤 등을 꼿꼿이 펴고 마시다가 놓아둔 찻잔에 손을 가져갔다.
제가 꼭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돌아올 대답을 알면서도 마지막으로 부려봤던 고집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던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르자 안즈의 입에서 작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사교장이란 곳은, 정말이지 너무도 따분했고 안즈에게는 조금의 의미도 없는 장소였다.
너도 이제 좋은 짝을 만나야 하지 않겠니. 냉기를 좀 거두고 이런 저런 사람과 얘기도 해 보고 하거라.
그렇게 말씀하셔도. 안즈는 이미 이 부지에서 별나다고 소문이 쫙 나있는 상태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다가오는 모든 남자들에게 냉정히 대해서였다. 그 중에서는 많은 아가씨들이 노리는 가문의 남자도 있었으므로, 안즈는 그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히 별난 애로 분류가 되었다.
꽤 부흥하는 집안의 아가씨인 안즈는 혼기가 차자마자 많은 남자들의 대쉬를 받았다. 물론 그 전에도 집적대는 남자들이 없진 않았지만 ‘결혼’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는 대단했다. 그 전까지는 안즈가 남자들에게 어떻게 대하든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부모님의 태도가 변한 것이다. 귀족 가문들끼리의 결혼이 가지는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안즈는 내심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남동생이 있으니까 별로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모님은 그런 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저……”
내가 정말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을 뿐인데. 안즈는 정말 그 뿐이었다. 집안과 집안끼리의 결합 같은 걸로 인생을 결정짓고 싶지 않았다. 물론 어린애같은 생각이란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아직은 그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저런 남자들은 다 내가 아닌 우리 집과 재산을 보고 접근해오는 것뿐이잖아.
“저런, 아가씨. 분명 얘기를 듣고 오지 않았나요? 그렇게 목석같이 서 있기만 했다간 누구도 대쉬해 오지 않을 텐데.”
“……!”
춤 출 마음이라곤 눈꼽만치도 없어 테이블에 서서 차만 계속 마시고 있던 안즈의 귓가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안즈가 순간 커진 눈을 하고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휙 돌리자 붉은 눈동자가 보였다.
“레이 씨?”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순간 의아함으로 높아진 목소리에 검은 연미복에 붉은 베스트를 받쳐입은 차림의 남자는 입술 앞으로 가볍게 손가락을 들어올려 조용히, 의 제스처를 취했다.
“절, 따라온 거예요?”
“어떨까요?”
그저 웃으며 돌아온 대답에 안즈의 볼이 부풀었다. 수수께끼 놀이라도 하자는 거예요? 안즈의 반응을 본 남자는 어깨를 으쓱 했다.
“뭐,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겠지. 실은 주인어른께서 아가씨를 살펴보라고 보낸 것이네만.”
고개를 숙이고 안즈에게만 들릴 정도로 조용히 속삭이는 레이의 말투는 어느새 변해 있었지만 안즈는 신경쓰지 않았다. 이쪽 말투가 평소 안즈에게 말하는 투이기도 하고, 별난 아가씨의 집사니까 별난 사람이어도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생각 중이었다.
“이번엔 혼자 다녀오라고 하셨는데?”
“글쎄, 어떨까나.”
레이가 고개를 들었다. 아, 안즈는 속으로 감탄을 내뱉고 말았다. 매일 보는 얼굴인데도 잘생겨 보이는 건 왜일까? 안즈의 집사인 사쿠마 레이는, 정말 출중한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칼에 어느 귀족집 자제 못지않은 하얀 피부만으로도 미남형인데, 붉은 눈동자와 날카로운 눈매는 요염한 분위기를 더하기까지 해 레이와 접한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게 되는 외형에 도대체 이런 사람이 왜 집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매번 의문이었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이왕 온 거, 나랑 춤출래요?”
항상 그랬듯이.
안즈가 삼킨 속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것인지, 레이는 잠시 눈을 깜박이고만 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건 곤란합니다만. 아가씨와 손 한 번 잡고 싶어 안달이 나신 높은 분들을 놔두고 일개 집사와 춤을 추는 것은 안 될 말이지요.”
그렇게 말하며 주위를 휘 둘러보는 레이를 따라 안즈의 시선이 주위를 훑었다. 눈에 띄는 레이의 등장에 어느새 사교장의 시선이 안즈에게 쏠려 있었는지, 안즈와 눈이 마주치자 큼큼 헛기침을 뱉으며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집에서는 춰주잖아요.”
“집이니까, 말이지요.”
싱긋 웃으며 더 이상의 여지가 없도록 자르는 레이는 무섭도록 냉정해서 안즈는 조금 울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혜성처럼 나타나 순식간에 유능하기로 소문이 난 이 젊은 집사는, 완벽한 일처리만으로도 데려가고 싶어하는 집이 꽤 되었는데 출중한 외모까지 가지고 있는 탓에 특히나 안즈 또래의 아가씨들이 있는 가문에서 탐을 냈다. 지금도 쏠린 시선 중의 절반은 레이에게 향하고 있었다. 저 집사, 그렇게 일처리가 유능하다면서요. 생긴 것도 너무 일품이네. 그렇게 이적 권유가 들어오는데 꿈쩍도 안 한다면서요. 저 댁은 좋겠어요. 그렇게 속닥이는 소리가 안즈의 귀에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왜 집사 같은 걸 하냐고 물어보지 않는 거야.’
물어보는 순간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기에.
“자, 아가씨. 저는 주인어른의 명을 받고 왔으니 명에 따라야 한답니다. 착한 아가씨니까, 이 집사의 역할을 도와주시겠지요?”
레이의 손이 부드럽게 안즈의 등을 밀었다. 자, 아가씨. 상냥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안즈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진짜 나쁜 거 알죠…….”
“……알지.”
한 톤 낮아진 대답에 안즈는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레이가 강하게 어깨를 잡고 있어서 그럴 수 없었다. 원래라면 모시는 아가씨의 몸에 손을 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조금 특수한 경우니까요. 레이가 중얼거리며 안즈의 어깨를 놓아주었다.
“……이렇게 충실한 이유가 뭐예요?”
“자, 오늘은 말이라도 섞어보고 오세요. 일단은, 그것부터입니다.”
원하는 대답은 절대 해주지 않는구나. 안즈가 쓸쓸하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당신이 원하는 게…… 정말 이런 걸까? 그렇게 생각하고 떨어지지 않는 발을 한 발짝 옮기는데 머리카락이 쓸리는 느낌이 났다.
“아가씨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이네.”
아무도 모르게 안즈의 머리카락 끝에 살짝 입맞춤한 레이의 조용한 목소리가 울렸지만 안즈는 차마 뒤돌아보지 못했다.
거짓말쟁이.
* * *
레이는 따분했다. 등쳐먹는 재미도 하루 이틀이지, 이쯤 되니 뭐든 시시한 기분이 들었다. 뭐든 해내는 유능한 사쿠마 레이는, 세상 모든 것에 질렸다. 유일한 낙이라고 한다면 사랑하는 동생을 보는 것일까.
“우리 리츠는 어디 갔을꼬?”
레이의 하나뿐인 남동생은 머리를 아주 잘 쓰는 아이였다. 레이는 천재인 편에 속했지만 리츠는 천재라기보단 잔머리에 능한 타입이었다. 그래서 둘은 방랑하며 사람들을 속이고 다니기 시작했다. 거리의 고아나 다름없었던 둘은 그렇게 자수성가했지만 딱히 정착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때그때 사기 친 돈으로 먹을 것을 사먹거나 옷을 사입거나 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렇게 사기를 치고 다니는 것 치고는 이 둘이 사기꾼 콤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용의자라고 돌아다니는 현상수배 포스터들의 인물은 모두 원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의 몽타주가 걸려있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외모가 사기를 치고 다니기엔 너무 튄다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는 똑똑한 형제였다.
그러던 와중 리츠가 가져온 구인소식은, 레이의 구미를 당겼다.
“집사?”
“이 부지에선 꽤 큰 집이던데. 형님, 따분해했으니까. 물론 나는 할 생각 없어. 귀찮아. 시험도 쳐야 된다잖아. 이번엔 형님만 하는 거야. 그런데 이 집 아가씨, 꽤 별난 사람이라는 거 같은데 괜찮겠어?”
“흠.”
그렇게 큰 집이라면 한번쯤 털어줘도 괜찮겠지.
“재밌겠구만.”
처음엔 정말 그 생각 뿐이었을 터였다.
* * *
계획은 이러했다. 먼저, 그 집의 아가씨를 꼬신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척 하며 재산을 어느 정도 뜯어내면 그 집에서 나온다. 이런 일이라면 그동안 돌아다니며 수십 번은 해 봤다. 까탈스러운 아가씨들의 상대라면 얼마든지 자신이 있었다.
“레이 씨는 뭐랄까…… 조금 달라요. 지난번 집사님은 날 시집보내지 못해 안달 난 분이었어요. 나이가 있으시기도 했지만, 여자애의 귀찮은 뒤치다꺼리가 싫었나 봐요.”
그런데 집사로 채용되어 들어간 집의 아가씨는 밖에서 난 소문과 다르게 상당히 여리고 상냥한 아가씨였다. 고용인이라고 무시하지 않고 꼬박꼬박 이름에 존칭을 붙여줄 뿐 아니라, 레이의 반말도 그럴 수 있다며 용인하고 넘어갔다. 저도 별난 아가씨라고 불리니까요, 레이 씨도 별난 집사여서 이상할 거 없죠 뭐. 나이도 저보다 많으시니까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레이는 당황했다.
“저는 정략결혼으로 결혼하기는 싫어요. 내가 원하는 사람이랑…… 그렇게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며 힘없이 웃는 안즈를 보았을 때, 레이는 어처구니없게도 안타까움과 함께 아직 있지도 않은 존재에게 질투심을 느꼈다.
“레이 씨는 제가 그저 고용인의 딸이라서 상냥하게 해 주는 건가요? 하지만 위계질서의 이유가 훨씬 나아요. 절 좋다고 하는 남자들은 다들 지위랑 돈을 원했어요. 우리 집이 잘 산다는 게 저의 매력이 된 거예요. 그런 억지로 꾸며낸 상냥함 같은 거 바라지 않아요, 저는.”
그렇게 말했을 때는 비로소 자신의 목적을 상기해냈다. 슬프게도, 레이는 안즈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아가씨가 꺼려하고 피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바로 나야. 목 끝까지 올라오는 말을 삼킨 채 아픈 진실을 깨달아버리고 말았다.
아, 나는 이 아가씨를 사랑하게 되었나 보다.
* * *
“……이렇게 충실한 이유가 뭐예요?”
떨리는 목소리에 당장이라도 안즈의 손목을 붙잡고 이 숨막히는 공간에서 뛰어나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레이는 움직이지 않은 채 사락거리며 흩날리는 안즈의 머리카락만 바라보았다. 충실한 이유, 라. 그런 게 있었던가? 레이는 그저 웃었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할 뿐이지. 여전히 발을 움직이지 못하고 서있는 안즈의 어깨가 약하게 떨렸다. 이 아가씨는, 나를 사랑하는 걸까. 레이의 눈이 안즈의 뒷모습을 아프게 담았다.
‘사실은 거기 말고 이쪽으로 와 줬으면 좋겠는데.’
왜 하필 처음 마음을 준 게 이런 사기꾼일까. 순진한 아가씨 같으니라고.
‘그러니까…… 지켜주는 거야, 아가씨.’
레이의 손끝이 본능적으로 안즈에게 향했다.
“아가씨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말이네.”
거짓말쟁이와 엮이기엔 너무 아까운 진실된 사람이니까.
리퀘박스 링크는 ☞ http://naver.me/GjMrLm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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