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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즈 온리전 Stargazer Apricot 레이안즈 신간 샘플

* 임시 인포입니다*

 

안즈 온리전에 나올 신간의 사전예약을 받습니다. 자세한 것은 TMM 링크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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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안즈 - 그린, 그림, 그리고 (수애린) - TMM 수요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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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연재 분량★

1편: https://linsuae.postype.com/post/12120772

2편: https://linsuae.postype.com/post/12244837

3편: https://linsuae.postype.com/post/12324528

4편: https://linsuae.postype.com/post/12446916

 

[레이안즈] 그린, 그림, 그리고4

“맛있었어요.” “아가씨가 좋아했던 곳이니까.” 밥은 제법 맛있었다. 간도 적당하고 담백한 맛이 안즈의 입맛에 꼭 맞아서, 30대가 되어도 입맛이 변하지 않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한 번 더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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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샘플들은 모두 이어지는 내용이 아닙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왔을 때는 이미 어둠이 깔린 밤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산뜻한 얼굴로 공연장을 나온 레이와는 달리 안즈는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아까 전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탓이었다.
“그런 거에 부끄러워하다니, 귀엽구먼.”
“그치만!”
그 모습을 보고 큭큭 웃는 레이에게 얄미움을 느끼면서 안즈가 빨간 얼굴을 쳐들고 항의했다.
“가, 갑자기, 귀에 그런! 그렇게 속삭이시면 보통 노, 놀라잖아요?!”
“아가씨도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잖나. 뭐가 묻어있나 싶을 정도로 뜨겁게.”
“뜨겁다니, 그런 거 아니……!”
“그래, 그래.”
“우웃…….”
이 사람, 나를 놀리고 있어. 내심 분한 기분에 안즈의 볼에 바람이 들어갔지만 레이는 여전히 웃기에 바빴다. 역시 귀엽구먼. 또 가볍게 흐른 말에 당황하는 제 자신이 어리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서른여섯의 안즈는 이럴 때 어떤 반응을 했을까? 귓가에 속삭인 이후부터 공연 내내 레이의 손에 가볍게 쥐어져 있었던 왼손을 살짝 어루만졌다. 처음 잡는 것도 아닌데, 이 열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 밤은 완전히 가을이구먼. 춥진 않은고?”
“괜찮아요.”
“그래…….”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다. 밤 공기는 꽤 쌀쌀했다. 서늘한 바람이 두 사람의 사이를 지나갔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연인들의 말소리, 산책 나온 강아지들의 뜀박질 소리. 언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리들이 점점 작아졌다. 마치 세상에 둘만 있는 것 같은 공기. 평범하게 데이트를 하고 돌아가는 듯하지만 사실 무척 이상하고 묘한 관계인 두 사람.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지.”
“?”
잠시 이어진 정적은 낮은 목소리에 의해 깨졌다. 잠자코 발걸음만 옮기던 안즈가 고개를 올리니 레이는 뭔가를 찾는 듯, 그리운 듯, 먼발치를 향해 가만히 어루만지는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아가씨가 연일 야근을 해대니까, 눈 밑이 시커매져서는. 마침 언데드는 휴식기에 접어들기도 했고,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기에 반강제적으로 데리고 나간 적이 있었네. 그때도 재즈 콘서트였지. 딱히 사귀는 사이도 뭣도 아니고, 아가씨와 단둘이 외출하는 건 그전에도 흔히 있는 일이었으니 그게 데이트라는 생각을 못 해봤는데…….”
“……기억에 없어요.”
“응, 아마 스물둘의 아가씨가 기억하는 기간 내에 있었던 일은 아니라는 뜻이겠지. 뭐, 그런 일도 있었네.”
안즈의 눈썹이 내려갔다. 스물넷의 레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요즘도 마주칠 때마다 일을 집에 가져가지 말라는 둥 야근하지 말라는 둥 한두 마디씩 던지곤 했던 것이다. 충고를 잘 듣고 있냐고 하면, 아닌 쪽이지만. 그래서 더 걱정스러운 눈길을 받는 거겠지.
“하늘을 좀 보련?”
“하늘……?”
밤 10시가 넘은 시각. 하늘에는 어둠의 장막이 깔려 있다. 도시이다 보니, 별이 밝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단연 빛나는 것.
“와아―.”
온 땅을 비출 듯 환히 빛나는 달이 안즈의 시야에 들어왔다. 나올 때부터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미처 보지 못했다. 오늘,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던 건가? 달빛이 안즈의 반짝이는 눈동자에 스며들었다.

 


 

“이게 누구야, 오랜만이네. 다른 아이돌들은 좀 만났니?”
“네. 오랜만이에요, 선배. 따로 연락을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뭘. 그럴 상황이었으니 괜찮아. 그리고 어차피 사쿠마 군이 중간에 가로막고 처리했거든. 정말 어쩔 수 없는 남자라니까. 잘도 저런 남자와 사는구나.”
“시끄럽네만…….”
트릭스타와 시끌벅적한 재회를 나누고, 건물을 돌아다니며 동창과 후배, 선배 등 다른 아이돌들과도 반가움의 인사를 하던 도중 에이치와 마주쳤다. 온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며 잠시 놀란 눈을 한 에이치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안즈에게 말을 걸었다. 보디가드 마냥 안즈의 옆에서 어울리던 레이의 속도 적당히 긁어준 그는 웃는 낯을 유지한 채 근황을 물었다.
“진척은 없다고 그러던데, 오늘도 기억 찾기의 일환이려나?”
“네에, 뭐…… 일단.”
“그래……, P기관은 이미 다녀왔고?”
“네.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는 얼굴도 몇 있어서 안심했어요. 다들 아직도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하구요. 그, 다들 기억하는 것보다 나이는 좀 든 얼굴이었지만…….”
“하하. 15년 이상 근속이라는 건 뭐, 거의 평생 직장이지. 그동안 복지도 많이 개선해서 꽤 만족스러운 평판을 얻고 있단다. 확인해 봤으려나? 직접 겪었으니 더 잘 알겠지만, 사람의 기억이라는 건 완전한 듯하면서 불완전한 것이지. 어쩌면 그런 사소한 것도 자극이 될 지도 모르니까 온 김에 이것저것 많이 살펴보도록 해.”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걸세. 안 바쁜고?”
네, 대답하려던 차에 레이가 끼어들어 말을 잘랐다. 얼른 떠나줬으면 하는 듯한 압박을 느낀 안즈가 곤란한 표정으로 레이를 바라보았지만, 에이치는 익숙한 듯 어깨만 한번 으쓱하곤,
“당연히 바쁘지. 누구처럼 스케줄을 다 뺄 수 있는 사유도 없으니까 지금도 회의에 가던 길이었다구. 그럼.“
라는 말만 남긴 채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서른 여덟이 돼서도 이러시네요…….“
”텐쇼인 군은 오히려 나이를 먹으면서 더 능구렁이 같아졌거든.“
한숨을 쉬는 안즈에게 레이가 뾰로통하게 응수했다. 그 모습이 도저히 마흔이 가까운 나이가 아닌 현재의 안즈가 아는 20대의 레이 같아서, 어쩐지 친근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한 것은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안즈의 입꼬리가 살짝 호를 그렸다.”그래도, 그 나이대 같아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건, 어느 때를 말하는 거지?“
잠시 침묵하던 레이가 입을 떼었다. ES의 복도 한가운데, 서로가 서로의 눈빛의 의도를 읽어내지 못한 채로 그저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제가 기억하는, 선배의 모습이요.“
”…….“

 


 

또다. 나츠메는 레이의 전 여자친구들을 얘기할 때, ‘버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했다. 안즈는 거기에 소소한 의문을 가졌던 것이다. 연애는 서로 사랑해서 시작하는 거 아닌가, 어째서 버텨야만 하는 거지? 잘은 모르겠지만 레이는 남자친구로서 적합하지 않은 것일까. 뭐, 상관없지만. 그래. 상관없었다. 그래서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연애사는 제 3자가 끼어들면 안 된다는 말도 있고.
……그게, 장본인을 짝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안즈는 가슴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아, 정말 싫어. 테이블 밑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인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꾹 들어갔다. 아마, 나츠메에겐 들켰겠지만.
”계속 말했지만… 자꾸 그렇게 선배의 프라이버시를 소문내고 다니는 거, 좋지 않다고 생각해.“
어렵사리 꺼낸 말에 나츠메는 새삼스럽다는 듯 눈썹을 까닥했다.
”하핫.“
”얼버무리지 말고.“
이내 작게 터진 웃음에 안즈가 볼멘소리로 응수하자 나츠메가 미안, 미안. 하며 손을 한번 휘적였다.
”소문같은 거 안 낸다구. 그냥, 궁금할까 봐 말해주는 것 뿐이야. 알잖아? 그리고 오히려 레이 형도 그걸 원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한테 연애사가 흘러 들어오는 걸?“
”어떨까?“
말도 안 된다. 사생활이 남의 귀에 들어가는 걸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하지만 나츠메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으며 말을 이을 뿐이었다.
”누가 도통 고백하려고 하지 않으니까, 선수치기 당하는 거지.“
”……진짜 무슨 말이야?“
”물론, 내가 보기엔 둘 다 똑같다고 봐. 정말이지, 난 점술가지 사랑의 큐피드가 아닌데 피곤해 죽겠다니까. 벌써 2년 째야. 레이 형도 성격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가 너를 짝사랑했다는 걸 알면서 말이야.“
농담하는 나츠메를 보던 안즈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이해하고 싶지 않아 전산처리하지 않은 말들이 마음을 서걱거리게 했다. 무슨 말이야, 모르겠어. 아니, 모르고 싶었다. 그러니까 계속 모르기로 했다. 그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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